월드컵 골 빼고 다 가진 남자

월드컵 골 빼고 다 가진 남자

월드컵 골 빼고 다 가진 남자

기사입력 2020.10.27. 오전 03:05 최종수정 2020.10.27. 오전 03:05
이동국 은퇴 선언… 23년간 프로 역대 최다 228골 기록
‘골잡이’는 골로 말한다지만, 이동국(41·전북 현대)은 골을 넣지 못하고도 유명해진 스트라이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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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인‘라이언 킹’이동국이 프로 축구 선수로서 뛰었던 23년간의 여정을 끝낸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이동국이 작년 10월 K리그 최초 공격포인트 300개를 달성할 무렵 자신의 역대 유니폼들 앞에서 양팔을 벌리고 활짝 웃는 모습. /김영근 기자

그는 1998 FIFA(국제축구연맹) 프랑스 월드컵에 19세 나이로 참가했다. 마르세유에서 네덜란드와 벌인 조별리그 2차전의 후반 32분에 교체 투입되며 월드컵 무대를 밟은 역대 최연소 한국 선수가 됐다. 이동국은 0–4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네덜란드 골키퍼 손을 맞고 골대 위로 넘어가는 강력한 중거리 슛을 때렸고, 이어진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해 다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0대5 대패에도 그의 시원한 슈팅만큼은 답답했던 팬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었다. ‘한국 선수 중 가장 인상적’이라는 외국 언론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떡잎부터 달랐던 나무’는 이후엔 많은 골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1998년부터 2020년까지 23년간 국내 프로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 77도움을 올렸다. 역대 최다골(228골), 최다 공격포인트(305개).


이동국이 한국 축구에 남긴 역사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쌓아온 이동국이 26일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띄웠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한 그는 프랑스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국내 리그 신인상을 받으며 스타로 떠올랐다. 선수 생활에 굴곡도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며 ‘게으른 천재’라는 비판을 받았다. 최고 공격수로 활약하던 2006년엔 국내 경기 중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바람에 그해 독일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미들즈브러에서 보낸 시절(2007~2008년)은 실패로 끝났고, 성남 일화로 복귀한 2008년에도 2골에 그쳤다.

이동국의 진정한 전성기는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은 2009년부터였다. 당시 최강희 감독의 신뢰 속에 리그에서만 21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이 기간에 리그 MVP(최우수선수)로 네 번 뽑혔고, 팀은 K리그 우승 7회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했다.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골(37골·75경기 출전)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국가대표로는 A매치(국가대항전)에 통산 105번 출전(역대 10위)해 33골(공동 4위)을 넣었다. 두 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2010 남아공 대회 16강전에서 막판 동점골 기회를 놓친 것이 그를 아끼는 팬들에겐 가장 큰 아쉬움이다.

이동국은 딸 넷과 막내 아들 하나를 둔 ‘다둥이 아빠’다. 아빠들이 아이를 돌보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자녀들과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지난 6월엔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되는 아시아 축구연맹 A급 지도자 강습에 참가하는 등 지도자 준비도 꾸준히 하고 있다.

작년에 전북에서 10억1054만원(각종 수당 포함)을 받은 이동국은 올해 비슷한 수준으로 1년 계약을 했다. 2020 시즌 성적은 10경기 출전에 4득점. 현재 리그 선두인 전북은 11월 1일 안방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한다. 무승부만 해도 4년 연속 패권을 거머쥔다. 이동국은 “다가오는 홈경기가 등번호 20번을 달고 팬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먹먹해 온다. 축구선수 이동국이란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인스타그램에 적었다. /성진혁 기자

[성진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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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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